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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질/기동전사 건담 Twilight Axiz

[소설번역] 기동전사 건담 Twilight Axiz 제1장 「붉은 혜성의 잔조」 2

알레트 일행은 골목길에 몸을 숨기고, 거리를 활보하는 MS들의 모습을 살폈다.

놓치고 만 메이메트의 부하들도 몇 명인가 합류할 수 있었으나, 연락이 되지 않는 자도 많다.

다행히 주위에 농밀하게 잔류한 미노프스키 입자 덕에 열 센서 등으로 어디 있는지 감지될 우려는 없다.

닥치는 대로 주위에 총기를 소사하면 그대로 끝이지만, 이 좁은 주거 에리어 안에서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을 할 턱은 없다.

「설마 건담 타입까지 나오시다니……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주변을 살피던 메이메트의 등에 물었다.

「놈들의 목적도, 댁들하고 똑같은 건가?」

「그럴 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들의 정체는 지금도 알 수 없습니다만.」

「칫……」

「…………」

지긋지긋하다는 듯 어깨를 떨구는 단튼 옆에서 알렛은 말없이 생각하고 있었다.

저 기체, 건담 타입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정확하게는 그녀가 아는 건담 타입의 MS하고 매우 비슷한 모습이기는 하나, 그 어느것하고도 일치하지 않는다.

「자료에 없던 타입…… 신형……? 그치만, 그런 것 치고는……」

「그래서, 어떡할 거지? 이대로 이렇게 숨바꼭질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소.」

「이쪽에 MS가 없는 이상, 제대로 싸워서 이길 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놈들한테 들키지 않도록 먼저 나아가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MS……인가.」

거기 대해서는 알렛은 한 가지, 마음 짚이는 구석이 있었다.

이곳이 그녀가 기억대로의 장소라면, 타개책은……있다.

「어이, 알렛!」

난데없이 뛰쳐나간 알렛을, 단튼이 서둘러 뒤쫓는다.

「정말 저녀석은…… 하나하나 무슨 생각이 나면 난데없이 움직이고!」

「메이메트 중위님!」

분진을 헤치고, 알렛은 메이메트의 옆으로 달려온다.

「알렛 씨! 여기는 위험합니다, 물러……」

소리지르는 메이메트를 조용히 바라보며, 알렛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 주거 에리어 바로 아래에, MS용 행거가 있어요.」

「행거……말입니까?」

메이메트는 저도 모르게, 알레트를 돌아보았다.

「시설에서 연구용으로 시작한 MS를 관리하는 행거예요. 어쩌면 아직 한 대 정도는 남아있을지도 몰라요.」

그녀가 하려는 말을 개닫고, 메이메트는 눈을 크게 떴다.

「그것은…… 기동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연구시설연동의 전력공급은 시가 에리어에서 독립되어 있어요.」

「하지만……아니, 무리입니다. 설령 움직이는 MS가 있다 해도 파일럿이……」

「있어요. 여기에.」

대담한 웃음으로, 등 뒤를 돌아보는 알렛.

단튼은 벌레라도 씹은 듯한 표정으로, 이거야 원, 고개를 저었다.

「나 말이냐……」

단튼의 뇌리에 알렛과 보낸 나날의 다양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시설에 있던 무렵도.

전쟁이 끝나고, 사이드 6로 이주하고 나서도.

그래, 이 계집애는 옛날부터, 이렇게 날 성가신 일에 휘말고 들어갔어.

그리고 동시에, 다른 일도 떠올라 버렸다.

어차피 스스로가 아무리 불만을 표명해 봤자, 이녀석은 일절 귀담아듣지 않을 거다──

「그는, 전직 지온의 테스트 파일럿이에요. 실력은 확실하다구요.」

「하지만, 그건 민간인에게서의 협력이란 범주를 넘어서──」

곤혹한 메이메트에게, 포기한 목소리인 단튼이 대답했다.

「나라면 상관없다고.」

「단튼 씨?」

「이제, 진즉 범주는 지나쳤잖아.」

어깨를 떨구고 걷는 단튼의 등을, 웃는 얼굴의 알렛이 따라간다.

「자 중위, 그도 이렇게 말하고 있구.」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는 거야.」



알렛이 일행은 큰길에서 벗어나 교외의 유통구획으로 향했다.

적 MS는 메이메트와 그 부하들이 끌어주고 있을 테지만, 그렇게 오래 버티진 못할 것이다.

「분명, 여기에서 쇼트 컷할 수 있었지.」

과거 물자 반입용 엘리베이터가 다니던 거대한 구멍을 빠져나가, 알렛과 단튼은 주거 에리어 바로 아래에 펼쳐진 행거로 내려갔다.

「이 앞이야. 서둘러.」

「어이, 좀 기다리라고!」

목적인 행거를 향해 앞서가는 알렛 뒤를 쫓는 단튼이, 거기 적힌 식별 넘버를 알아보고는 떫은 표정을 더 떫게 만들었다.

「어이, 여기 행거는 설마……」

「우리한테 딱 맞는 MS라고 생각 안 해?」

「좀 봐달라고……」


알렛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긴급용 압착공기식 손잡이를 열어, 행거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단튼도 금방 뒤를 잇는다.

거기엔, 생각했던 대로 한 대의 MS가 격납된 그대로였다.

「아직 살아 있었냐…… 그때부터 몇 년이 지났는데.」

「내가 만든 아이라구? 몇 년 가지고 녹슬 만큼 약하진 않아.」

진홍으로 칠해진 그 거체는 과거 1년 전쟁에 있어 지온의 상징이었던 명기──MS-06을 방불케 했다.

허나 그 전신은 한 둘레 컸으며, 각소에 배치된 두툼한 스러스터는 보다 높은 기동성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기체 각부에는 MS-06에는 없었던 다양한 무장이 설치되어 있었다.

「AMX-011S ……자쿠 III 커스텀. 오래간만이네. 착하게 잘 있었어?」

두 사람은 바닥을 차고, 콕핏을 향해 날았다.

개폐 스위치를 조작하자, 해치는 어렵잖게 열렸다.

「역시 예비전원은 살아 있었어! 자 단튼, 들어가.」

「알고 있다고.」

단튼이 리니어 시트에 걸터앉자, 알렛이 그 앞에 앉았다.

딱 단튼이 알렛을 안는 듯한 자세가 되지만, 이제와서 묘한 느낌이 일지는 않는다. 그 무렵은 매일같이 이렇게 있었으니까.

「메인 융합로를 기동하는 데부터 시작해줘. 기본 시스템은 내가 세울 테니까.」

「내 퍼스널 디스크가 없으니까 대좌님용 세팅일 텐데, 그래선 전력으로 싸울 순 없다고? 그 사람의 세팅은 피키하니까……」

「불평은 대좌님한테 해줘. 그리고, 당신의 퍼스널 데이터라면 문제없어.」

장난스럽게 윙크하고, 알렛은 노멀슈츠의 주머니에서 한 장의 손익은 디스크를 꺼내들었다.

「너…… 그런 물건은 얼른 버리라고 했잖아.」

「그치만, 챙겨두길 잘 했지?」

「칫.」

디스크를 슬롯에 삽입하자, 미리 등록된 단튼의 퍼스널 데이터에 맞추어, 기체 각부의 세트 업이 개시되었다.

이어서 단튼이 융합로를 기동시키자, 콕핏을 감싼 전방위 모니터가 빛을 발하고, 행거 내부의 풍경을 반영한 CG 영상이 표시되었다.

부웅…… 둔한 소리와 함께 ,모노아이에 빛이 깃든다.

「라이플은…… 역시나 여기엔 없나.」

「괜찮아. 내장병기만 가지고도 충분히 할 수 있다니깐.」

「속도 편하게 말해주는구만……」

그런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세트 업이 완료되고, 시스템 표시가 전부 그린으로 바뀌었다.

「좋아, 발진한다! 제대로 붙잡으라고……」

그렇게 외친 단튼이 정면의 해치를 열려고 한 순간, 알렛은 난데없이 일어나, 그대로 바깥으로 나가 버렸다.

「어이!?」

「내가 타고 있으면, 기동이 물러지잖아? 메이메트 중위 있는 데서 기다릴 테니까, 얼른 끝내버리고 마중와.」

「내가 당하지 않는다는 보증은 없다고! 그땐, 열심히 중위 나으리한테 챙겨달라고 해라!」

독설뱉는 단튼한테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팔랑팔랑 손을 흔들며 떠나가는 알렛.

「대좌님 명령이 있잖아? 열심히 하라구. 사랑해, 부모자식으로서.」

「계집애가!」

내려쳐지듯 콕핏의 해치가 닫힌다.

잠시의 잠에서 눈을 뜬 붉은 거인은, 포효와 함께 땅을 박찼다.




한편 시가 에리어에선 메이메트가 이끄는 마스티마 특수부대가 결사의 공방전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주위에 부유한 무수한 잔해에 섞여서 한 대의 제간에게 등 뒤에서 다가가는 메이메트.

소리도 없이 땅을 박차고 도약해서, 단숨에 제간의 동체를 향해 뛰어들었으나, 금방 이탈한다.

「좋아──」

순간, 제간의 콕핏 부근이 거친 빛과 함께 폭발했다.

휘청이는 제간의 거체.

그걸 깨달은 또 한 대의 기체가 달려들지만, 그보다 재빠르게 메이메트는 휴대하고 있던 소형 로켓 런쳐의 포구를 상처입은 제간의 콕핏에 맞추고, 단숨에 트리거를 당겼다.

이대로 폭풍에 몸을 맡기듯 그 자리에서 이탈한다.

등 뒤에선 제간의 거체가 실이 끊긴 인형처럼 힘없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저중력 하에서의 백병전은 몇 번이고 훈련했다만, 설마 맨몸으로 MS를 상대하게 되다니──」

쓴웃음을 지으면서 현상을 확인하는 메이메트.

각소에 설치된 폭약과 휴대화기를 사용한 파상공격으로 적 MS 한 대를 행동 불능으로 몰아넣는 데에 성공했다.

맨몸으로 올린 대MS전의 성과로서는 경이적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그걸 해내는 데에 이쪽의 피해 또한 컸다. 이미 부대는 반수 이상 잃어버렸다.

적 MS는 아직 두 대 남아 있다.

게다가, 건담 타입 쪽은 아직껏 상처 하나 없다.

「……!」

위를 올려다보고, 메이메트는 입술을 깨물었다.

시선 너머에는, 실로 그 건담 타입의 모습이 있었다.

라이플을 조준해 가면서, 천천히 이쪽으로 강하해 온다.

총구 끝은, 똑바로 메이메트를 향하고 있었다.

「역시나 언제까지고 숨어 있기만 할 수는 없나……」

이렇게 된 이상, 이쪽의 남은 전력으로는 반격할 수도 없다.

미노프스키 입자에 의한 통신장해 때문에 바깥에 남겨놓고 온 부대에게 구조요청을 할 수도 없다.

「만사 끝났다──고 하는 건가.」

눈을 감고 각오한, 그때였다.

난데없이, 굉음과 함께 눈 앞의 지면이 폭렬했다.

「!?」

잿빛으로 어두운 공간을 가로지르는 붉은 섬광.

한 순간, 메이메트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눈부신 진홍의 거체가 돌조각을 가르고 상공으로 날아올라, 건담 타입 바로 정면에 격돌한다.

두 대의 MS는 맞부닥치며 상승했고, 시가 에리어의 천개에 부딪쳤다.

반사적으로 잔해에 몸을 가린 메이메트도, 그 부하들도,

그들을 노리던 제간 타입도,

한결같이, 어처구니를 빼앗긴 것만 같이, 그저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역시 이딴 좁은 데서 쓰기엔 기운이 너무 좋다고, 이자식은!」

스러스터를 붐으며, 천개에서 기체를 억지로 벗겨내는 단튼.

건담 타입 쪽은 기체를 천개에 매다박은 채 침묵하고 있다.

지금의 일격으로 일시적인 기능정지에 빠진 모양이다.

동료기를 구하기 위해 지상에서 제간 타입이 총격을 가한다.

「서두르지 않아도, 다음은 댁들을 상대해 주겠다고!」

쏘아지는 총탄을 재주도 좋게 피하면서 자쿠III 커스텀을 제간에게 육박시키는 단튼.

거기, 알렛의 목소리가 울린다.

「단튼, MS의 융합로를 폭발시키면 안 돼! 콕핏을 부숴!」

서브 모니터로 눈길을 주자, 핸디 레이저 통신기를 치켜들고 달려오는 알렛의 모습이 비쳤다.

「간단하게 말하지 마! 난 대좌님이 아니라고!」

「대좌님의 테스트 파일럿이었던 사람이 우는 소리 하지 마!」

「빌어먹을!」

욕설을 뱉으며 눈 앞의 제간을 향해 돌아선다.

그 복부의 콕핏을 조준하고, 단튼은 망설임없이 트리거를 당겼다.

자쿠III 커스텀의 턱에 탑재된 메가입자포가 어긋남 없이 제간의 콕핏을 꿰뚫었다.

「남은 놈, 하나!」

침묵한 제간에 등을 돌리고, 다시금 스러스터를 뿜으며 비상하는 단튼.


「대단해……」

눈깜빡일 새에 제간을 처리한 자쿠 III 커스텀의 맹공을, 메이메트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에, 알렛이 걸어왓다.

「저 빨간 MS에는, 단튼 씨가……?」

「네, 그예요.」

「파일럿으로선 긴 블랭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네요. 그치만, 그런 거, 그한테는 아무 문제도 안 돼요.」

「예……?」

「그는── 그 사람한테 인정받은 남자니까요.」



스러스터를 뿜으며 비상하는 자쿠 III 커스텀.

한편, 방금 그 몸통박치기로 반쯤 천개에 묻혀 있던 꼬락서니의 건담 타입도 마침 시스템 다운에서 회복된 건지, 트윈아이에 부웅, 빛을 깃들였다.

「엇차, 좀만 더 자고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이미 늦었다.

회피할 셈인지 영격할 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거리에서라면 저쪽이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품속으로 파고들 수 있다.

놈들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콕핏은 부수지 않고 행동불능으로 만들고 싶다만……

그런 생각을 하는 단튼이었으나, 다음 순간, 그 여유의 웃음은 얼어붙었다.

「!?」

건담이 난폭하게 스러스터를 뿜어내고, 이쪽으로 날아드는 것이다.

「빠르다……!」

앗차하는 사이에 거리가 좁혀져, 자쿠 III 커스텀으로 육박하는 건담.

품 속으로 파고들 생각이었으나, 거꾸로 파고들어진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건담은 그대로 라이플을 들지 않은 쪽의 팔을 어퍼 컷하듯이 치켜올리며, 자쿠 III 커스텀의 두부를 노렸다.

「맞을까 보냐!」

즉시 상체를 뒤로 제껴서 피하려 하는 단튼.

허나 그때, 난데없이 건담의 팔 장갑이 슬라이드하고, 둔하게 빛나는 총구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

순간, 눈부신 섬광이 시야를 감쌌다.

건담의 팔에 들어 있던 숨겨진 무기──아마도 빔의 포가 불을 뿜은 것이다.




「단튼 씨!」

마른침을 삼키며 보고 있던 단튼이 비명을 질렀다.

이 지근거리에선, 아무리 단튼이 실력자라 한들 피할 수가 없다……

「괜찮아요──」

「예……?」

무심코 돌아보는 메이메트.

「괜찮아요. 그는…… 지지 않아.」

그 옆에서 알렛은 부드러운 미소마저 지은 채, 상공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건담 타입이 경악한 듯 한 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보자, 건담이 쏜 빔은 자쿠 III 커스텀의 코 끝을 스쳤을 뿐이었다.

자쿠 III 커스텀은 그대로 두 손을 움켜쥐고, 단숨에 건담의 두 팔을 두들겼다.

「──!!」

건담의 두 팔에 장비되어 있던 빔포가 거친 스파크를 일으켰다.

「흥!!」

그대로 상체를 비틀어서 돌려차기를 때려박는 단튼.

「!」

불꽃을 흩날리는 두 팔로 가드하지만, 자세를 무너뜨리고 스러스터를 붐으며 거리를 두는 건담.

「나는……지지 않는다.」

단튼은 언제인가 무의식중에 중얼거렸다.

약속했다.

그 사람의 기체로, 그 사람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싸움 따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것도, 건담 타입을 적으로……!


「단튼!」

통신기에서 울리는 알렛의 목소리.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포효와 함께 스로틀을 밀어제끼고, 단튼은 다시금 스러스터를 뿜어서 건담을 향해 돌진했다.











자쿠 III 커스텀의 요부 프론트 아머가 제껴 올라간다.

거기 탑재되어 있던 사벨을 겸한 빔 캐논이 모습을 드러낸다.

육박하는 두 대의 MS.

건담은 재빨리 빔 라이플을 조준하려 하였으나, 방금 전의 대미지가 아직 남아 있는지 그 움직임은 둔하다.

자쿠 III 커스텀의 빔 캐논이 건담의 라이플을 날려버린 것은 그와 거의 동시였다.

무기를 잃은 건담 타입은 휘청, 밸런스를 잃었으나, 그대로 스러스터를 분사시켜서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놓치겠냐!」

쫓으려던 단튼이었으나, 알렛의 통신이 그것을 막았다.

「기다려……단튼.」

보자, 건담은 그대로 고도를 올려서 액시즈 내부로 이어지는 해치를 향해 도주했다.

단튼도 일부러 쫓지는 않았다.

이 자리에서 전투를 계속하면 알렛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

상대가 뭣하는 놈인지는 모르지만……지금은 그녀의 안전이 우선이다.

그 발치에 알렛과 메이메트가 달려왔을 무렵, 수수께끼의 건담은 에리어 바깥으로 나가 버렸다.



「붉은……MS.」

폐허의 거리에 멈추어선 자쿠 III 커스텀을 바라보며, 메이메트는 작게 중얼거렸다.

「놀랍군…… 저 모습은, 그야말로……」

그 옆에서 알렛은 조용히 미소짓고 있었다.

「저 MS는…… 어떤 여성이. 정말 좋아했던 사람을 위해 만든 거예요.」

「예……?」

「운명에 떠밀려가면서, 이 액시즈의 말로를 그 손에 맡겨져 버린, 가엾은 여성──. 그 사람은, 그저 정말 좋아했던 사람한테 타 줬으면 해서, 그걸 위해 저 MS를 개발한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 알렛은 무언가 떠올리듯 눈을 감았다.

「쭉, 액시즈에…… 그녀 옆에 있어달라고.」

「그건……」

「애시당초 그 사람은, 한 번도 저기 타지 않고, 여기를 떠나가 버렸지만.」

그에게 설명한다기보단, 마치 과거의 자기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듯한……

그런 알렛의 말을, 메이메트 메르카 중위는 반쯤 건성으로 들어버렸다.

눈앞에 선, 진홍의 거체를 바라보면서──.












이거 정말 남자의 전개 아닌가! 어메이징한 자쿠 이래로 건담을 쓰러뜨린 자쿠가 얼마만인지 글쎄! 불타오르지 않는가요! 계속 달립니다!